▒ 작성자 : 진갑곤 
▒ 작성일 : 2008-10-24 오후 6:04:57
＜和陶集飮酒＞選十 - 其八 -
＜도연명집 중에 실린 「음주」 시를 화답하다＞열 수를 뽑다
道邇求諸遠, 가까이에 있는 도를 먼 곳에서 찾으며,
滔滔曠安宅. 세상의 물결 속에 편안한 집 비워둔다.
哲人有緖言, 철인들은 가야할 곳 실마리 보였으니,
因可追心迹. 그 마음 자취 따라 찾아가면 되리라.
苟未及唯一, 공부하여 하나 됨에 이르지 못한다면,
何異誇聞百. 온갖 것 안다 해도 과장함과 다르리오.
常怪楚狂輩, 참으로 괴이하다 초나라 미친 무리,
忘自分黑白. 망령되이 제멋대로 흑백을 나누면서.
遇聖不遜志, 성인을 만나도 겸손하지 못하고,
潔身還可惜. 자신만 깨끗타니 도리어 가소롭네.
(주석)
* 도이구저원(道邇求諸遠): ≪맹자·이루상(離屢上)≫ 「도는 가까이에 있는데도 먼 곳에서 구하려 하고, 일은 쉬운데도 어려운 곳에서 찾는다.」(道邇而求諸遠, 事在易而求諸難)
* 광안택(曠安宅): ≪맹자·이루상(離屢上)≫ 「인은 사람이 살 편안한 집이며, 의는 사람이 밟아야 할 바른 길이다. 편안한 집을 비워두고 거처하지 않으며, 바른 길을 버리고 가지 않으니, 슬프도다!」(仁, 人之安宅也, 義, 人之正路也. 曠安宅而弗居, 舍正路而不由, 哀哉)
* 초광배(楚狂輩): 초나라의 접여(接輿)와 같이 미친 사람을 자처하고 세태(世態)를 비웃는 사람. ≪논어·미자(微子)≫ 「초광(楚狂) 접여(接輿)가 노래를 부르며 공자의 곁을 지나갔다. 『새야새야 봉황새야, 잊은 성덕(聖德) 어이할고, 가는 해를 묻지 말고, 오는 임을 기다릴까, 그만 두라 물러가라, 벼슬아치 원수니라.』」(楚狂接輿歌而過孔子曰, 鳳兮鳳兮, 何德之衰, 往者不可諫, 來者猶可追, 已而已而, 今之從政者殆而). 여기서는 현실을 외면하는 은사(隱士)를 초광배로 비유하는 것임.
「안택(安宅)」은 仁을 말하는 것이다.
「유일(唯一)」은 공자가 말하기를 『나의 도는 하나로 꿴다.』고 했는데, 증자(曾子)는 이에 『예, 옳습니다.』고 대답했다.
「문백(聞百)」은 ≪장자(莊子)·추수편(秋水篇)≫에, 하백(河伯)이 멍하니 탄식해 말하기를 『시골말에 있는데, 백 가지 정도를 듣고 세상에 자기만한 이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분흑백(分黑白)」은 초나라에 있는 미치광이가 공자에게 세상을 돌아다니는 것을 비방한 것에 대한 말이다.
이 시는 도라고 하는 것은, 평상적인 일상생활 속에 있는 것이 데도 혼자 깨끗한 채 하고 살아가는 것은 귀한 일이 못됨을 말한 것이다.
安宅, 指仁而言. ○ 唯一, 子曰, 吾道一以貫之. 曾子曰, 唯. ○ 聞百, 莊, 河伯望洋而歎曰, 野語有之, 聞道百以爲莫己若者. ○ 分黑白, 指楚狂譏孔子出處而言. 此詩言道在平常, 長往潔身, 未足爲貴也.
* 손지(遜志): 겸손한 마음. ≪서경(書經)·상서(商書)·열명(說命)≫ 「오직 배움에 있어서는 뜻을 겸손히 하여야 하고, 언제나 민첩함에 힘쓰면 그 닦은 결과가 성취되리니 진실로 이를 마음에 품고 있다면, 도가 몸에 쌓이게 될 것이다.」(惟學遜志, 務時敏, 厥修乃來, 允懷于玆, 道積于厥躬)
* 도재평상(道在平常): 도는 평이한 일상생활 속에 있다. ≪퇴계선생언행록·권일·성덕(成德)≫ 「선생은 움직이고 그치고 말하고 혼자 있는 모든 일상생활에서 누가 봐도 쉽고 명백했으며 일상과 너무 높고 먼 일은 없었다. 대인 관계나 일을 처리하는 모습이 모두 예에 맞았기 때문에 저절로 남이 따라갈 수 없는 훌륭함이 있었다. - 김성일」(先生, 於日用動靜語黙上, 平易明白, 無甚高遠之事, 而動容周旋, 中禮, 自有人不可及之妙. - 金誠一)
* 장왕(長往): 세상을 피해서 숨어서 살아감.
<雲陶正音註解>(국제퇴계학회 대구경북지부 연구총서23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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