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성자 : 진갑곤 
▒ 작성일 : 2008-10-24 오후 5:01:53
＜和陶集飮酒＞選十 - 其一 -
＜도연명집 중에 실린 「음주」 시를 화답하다＞열 수를 뽑다
無酒苦無悰, 술이 없을 때는 실로 즐거움 없으나,
有酒斯飮之. 술 있으면 혼자서도 마시며 지나네.
得閒方得樂, 마음이 한가해야 즐거움을 얻게 되고,
爲樂當及時. 즐거움을 누리려면 때 놓쳐선 아니 되리.
薰風鼓萬物, 훈훈한 저 바람이 온갖 생물 고무시켜,
亨嘉今若玆. 형통하고 아름답게 오늘에 이르렀네.
物與我同樂, 나와 만물 다함께 즐거움을 같이 하니,
貧病後可疑. 가난하고 병 있은들 무엇이 걱정 될까.
豈不知彼榮, 저들의 영화를 내 어찌 모르랴만,
虛名難久持. 헛된 이름이야 오래 가질 못하리라.
(주석)
* 고(苦): 『간절히』, 『실로』 등의 부사적 용법. 중국 남조 제(齊) 사조(謝眺)의 시 ＜동쪽 정원에서 놀다(游東田)＞ 「슬프고 슬퍼 실로 즐거움 없어, 손잡고 즐거이 함께 놀러간다.」 (戚戚苦無悰, 携手共行樂)
* 득한방득락(得閒方得樂): 『得閒』은 물리적으로 한가함이 아니라 마음의 내면적인 상태가 여유로움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이 구는 다음에 나오는 『物與我同樂』 등의 구와 이 시의 맥락으로 볼 때 마음이 여유로워 유유자적한 상태일 때 비로소 즐거움이 생길 수 있다고 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得閒』은 단순히 일 없이 한가하다는 표현은 아닐 것으로 이해(理解)해야 할 것이다.(역자 졸견)
* 물여아동락(物與我同樂): 자연을 사랑하여 자연과 내가 하나가 되는 그런 달관(達觀)의 경지를 표현한 것으로 볼 수 있음.
* 빈병후가의(貧病後可疑): 자연과 하나가 되어 즐겁게 지낸다면 가난하고 병들었다 하더라도 나중에 어떤 일이 벌어질까 걱정할 필요가 있겠는가.
「형가(亨嘉)」는 ≪周易≫에 『(亨)이란 아름다움의 모임이다.』고 있다. 대개 형을 계절에 비유하면 여름이다. 이를테면 여름을 당하여 크게 생장하는 계절에 만물이 생기있고 기쁜 모습이 이와 같다는 것이다. 그러니 나도 삶을 살아가는 그런 즐거움이 있기에 가난하고 병들었다는 사실을 잊어버리고, 뜬 구름 같은 영화와 헛된 이름은 부러워하지 않는다는 것을 말한 것이다.
亨嘉, 易, 亨者嘉之會也. 盖亨於時, 屬夏. 言當夏長養之節, 萬物亨嘉之狀如此, 而吾亦同其生生之樂則可以忘其貧病, 而浮榮虛名不足慕也.
* 생생지락(生生之樂): 만물이 자연의 이치를 따라 끊임없이 자꾸 변해가는 가운데 맛보는 자연적인 즐거움.
<雲陶正音註解>(국제퇴계학회 대구경북지부 연구총서23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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