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성자 : 진갑곤 
▒ 작성일 : 2006-06-30 오후 1:40:45
＜閑居讀武夷志, 次九曲櫂歌韻＞
＜한가히 지내다가 ≪무이지≫를 읽고 주자의 구곡도가를 차운하다＞
當年五曲入山深, 다섯 굽이 그 당시에 산 깊이 들어가니,
大隱還須隱藪林. 큰 선비가 도리어 숲 속에 숨는구나.
擬把瑤琴彈夜月, 거문고를 손에 잡고 달밤에 퉁겨 본들,
山前荷簣肯知心. 산 앞에 은자가 나의 뜻을 알아줄까.
(주석)
* 대은(大隱): 중국 진(晉)나라 왕강거(王康琚)의 ＜반초은시(反招隱詩)＞ 「소은은 산 속에 숨고, 대은은 저자거리에 숨는다.」(小隱隱陵藪, 大隱隱朝市)
* 파요금(把瑤琴): 주자의 ＜옥간(玉澗)＞시 「홀로 거문고를 안고 옥계를 지나가니, 낭연히 밤은 맑고 달은 밝았네. 지금껏 무심히 살아온지 오래인데, 산 앞에 삼태기 메고 가는 사람 알가 두렵구나.」(獨抱瑤琴過玉溪, 朗然淸夜月明時. 只今已是無心久, 却怕山前荷蕢知)
* 하궤(荷簣): 은자(隱者)를 말함. ≪논어⋅헌문(憲問)≫ 「공자께서 위나라에서 경(磬: 옥이나 돌로 만든 악기의 하나)을 쳤더니, 삼태기를 메고 공자가 묵고 있는 집 앞을 지나가던 사람이 『이상 하도다, 저 경을 치는 사람이여!』 조금 지난 뒤에 다시 말하기를 『더럽다. 저 경경하는 소리여! 자기를 몰라주면 그것으로 그만 둘 일이 아닌가. 시경에 있듯이 물이 깊으면 옷을 벗고 얕으면 걷으라 하지 않았던가.』 공자 말씀 하시길 『과연 그렇구나. 그러나 말세라 어렵군.』」(子擊磬於衛, 有荷簣而過孔氏之門者曰, 有心哉, 擊磬乎, 旣而曰, 鄙哉, 硬硬乎, 莫己知也, 斯已而已矣, 深則厲, 淺則揭, 子曰, 果哉, 末之難矣)
「대은(大隱)」은 이백의 시에 『크게 숨는 사람은 저자거리에 숨는다.』라고 했다.
「요금(瑤琴)」은 주자의 시에 『보배 상자에 거문고 비었네.』라고 있다. 「하궤(荷簣)」는 공자가 위나라에서 경쇄를 치니 삼태기를 메고 가는 은자가 그 마음을 알면 천하를 얻을 것이라 했다.
大隱, 李白詩, 大隱隱朝市. ○ 瑤琴, 朱詩, 瑤琴空寶匣. ○ 荷簣, 孔子擊磬於衛, 荷簣者知其心, 存天下也.
<雲陶正音註解>(국제퇴계학회 대구경북지부 연구총서23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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