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성자 : 이구의 
▒ 작성일 : 2006-06-04 오후 7:45:42
＜踏靑登霞山＞ 丁未
＜답청하러 자하산에 오르다＞ 정미년에 짓다
踏靑幽徑草茸茸, 깊은 골짝 답청 길 온갖 풀은 빽빽한데,
來上霞山坐碧峰. 자하산에 올라와 푸른 등에 앉았도다.
萬樹欲花春漠漠, 나무마다 꽃피려나 봄은 아직 아득한데,
一山將暮翠重重. 짙푸른 온 산은 저물려고 하는구나.
舊遊京國渾如夢, 서울에서 있던 일은 아련히 꿈만 같고,
新卜田園只自農. 새로 밭집 마련하여 농사꾼 되려한다.
曲水佳辰當遏密, 유장곡수 좋은 날에 국상을 당해서,
題詩回首涕霑胸. 시 짓고 돌아보니 눈물은 가슴을 적신다.
(주석)
* 용용(茸茸): 풀이 무성한 모양. 중국 송나라 소동파(蘇東坡)의 시 ＜소원수(巢元修)집의 콩나물 요리(元修菜)＞ 「그대 집의 저 아름다운 콩나물 요리여! 넓은 밭에는 콩나물의 푸름이 넘치고 넘치네.」(彼美君家菜, 鋪田綠茸茸)
* 하산(霞山): 자하봉(紫霞峰: 경북 안동시 도산면 토계리 동쪽 산)을 말함.
* 곡수(曲水): 유장곡수(流觴曲水)의 준말. 곡수는 중국 고대의 풍속으로, 음력 3월 삼짇날 굽이굽이 휘어져 흐르는 물에 술잔을 띄워 보내어 그 잔이 자기 앞에 돌아오는 동안에 시를 읊어 서로 시재(詩才)를 다투었다는 고사(故事)에서 나온 말.
* 알밀(遏密): 풍류 소리를 그치고 조용히 한다는 것으로 귀인이 죽었다는 뜻으로 쓰임.
「곡수」는 하남의 낙천현에 있다.
「가진(佳辰)」은 진(晋)나라 무제가 묻기를 『삼일 곡수라는 말은 무슨 뜻인가.』하니 상서랑이 대답하기를 『주공이 낙읍을 이루고 흐르는 물에 술잔을 띠운 것입니다.』라고 했다.
「알밀(遏密)」은 을사년 칠월 인종이 승하하여, 이때 아직 상이 다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이렇게 말한 것이다.
이 시는 답청하면서 봄 경치를 묘사한 것이며, 또 경치를 보면서 선왕에 대한 서거의 아픔이 일어났음을 말한 것이다.
曲水, 在河南洛川縣. ○ 佳辰, 晋武帝問, 三日曲水其義何居. 尙書郞對曰, 周公成洛邑, 因流水以泛酒. ○ 遏密, 乙巳七月, 仁宗昇遐, 是時, 方喪未畢故云. 此詩因踏靑而寫春景, 又對景而起先王弓劒之痛也.
* 궁검지통(弓劍之痛): 궁검홀유(弓劍忽遺): 옛날 중국의 황제(黃帝)가 죽어서 하늘로 올라갈 때 활을 떨어뜨렸고, 또 황제를 장사지냈다는 교산(橋山)이 무너졌을 때 그 관(棺) 속에 단지 칼만 남아있었다는 고사(故事)에서 나온 말로 귀인의 죽음을 뜻함. 여기서는 인종의 승하를 말함.
<雲陶正音註解>(국제퇴계학회 대구경북지부 연구총서23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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