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생 첫 날

  작성자  강영훈  전자우편    등록일  2019-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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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금 그(그레고르)가 그런 것에 허비할 시간이 전혀 없었다. 그는 잘 알고 있었다. 사건(변신) 발생 첫 날부터 이미 잘 알고 있었다. 아버지가 다음과 같이 생각하고 계셨음을. “그(그레고르)에게 항상 매우 엄격해야한다. 그것은 불가피하다.”라고 아버지께서 사건(변신) 발생 첫날부터 생각해왔음을 그레고르는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레고르는 아버지에게로 달려갔다.(덤벼들었다) 아버지가 움찔 멈추었다. 그레고르도 멈추었다. 아버지가 움직였다. 심지어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그레고르도 잰 걸음으로 앞으로 나아갔다.
이런 식으로 ‘아버지와 아들’은 몇 차례고 방을 빙빙 돌았다. 어떤 결정적인 일은 없었다. 다만 이 모든 것(빙빙 돌기)들이 너무도 느리게 진행되었기 때문에 추격이라는 인상을 주지 않았다.
방을 빙빙 도는 동안 그레고르는 내내 바닥위에서만 움직였다. 만약 그가 벽 위나 천정위로 날아오른다면 아버지가 “그레고르가 부아가 나서 그러는 것”이라고 오해할 소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자신이 과거 무슨 짓을 했든지 간에, 그레고르는 일단 수긍해야했다. “이런 식의 달리기가 오랜 시간 계속될 수 없으리라”는 것을 수긍해야했다.
아버지가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기 위해서 그레고르의 발은 수도 없이 많이 움직여야만했었기 때문이다.
그레고르(주인공이름)는 눈에 띄게 숨이 가빠졌다. 그는 어릴 적에도 항상 폐가 약해 헐떡거릴 때가 많았다. 그는 신뢰할 수 없는 폐를 가지고 있었다.
이제 그는 눈도 제대로 뜰 수 없었다. 온 힘을 다해 내달렸다. 이젠 힘을 쓰도 비틀거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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