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문집
서원
누정
고문서
학맥도
급문록

 

누정편 - 觀水樓(관수루) -

 
소재지 : 경북 의성군 단밀면 낙정리 낙동강변
건립연대 : 고려중엽년() 건립
건립자 또는 연고자 : 李奎報, 金宗直. 金馹孫, 李 滉
건물의 입지 : 江海沿邊形
건물의 형태 : 누형의 다락집
지붕 : 팔작지붕
건물의 모양 : 四角形
누정건물의 정면과 측면의 칸수 : 정면 - 3칸, 측면 - 1칸
건물 보존 상태 : 양호
문화재 지정 현황 :

 

河瑞龍 作, 觀水樓 重修 上樑文

大江襟帶七十州端合勝地之粧點高樓輪奐數百載克圖晟制之重修鳩工旣成燕賀可已曰惟洛東之奇勝實爲嶺南之名區天秀發祥地靈標異控月波引萬岳 彷佛天台之赤城啣遠山呑長江 依俙巴陵之霞界乃就波上之絶岸載搆象外之危樓疊榭流丹架九霄而上出層楹聳翠枕萬頃而下臨螺山北折而逶迤龍飛鳳舞渭川西注而溶漾金躍璧沈挹爽氣於朝簾浦雲與畵棟齊色迎霽景於夜檻江月共白沙揚輝風帆迷津靑雀黃龍之ꟍ星軺織路丹鳳翠鷔之旗涵虛漾淸詎無術於觀水玩象取義是有徵於標名勝狀兼岳陽之喜悲奇觀具滕閣之難美嗟星錀之屢換奈桑海之易遷畵閣雕軒久陂縵繐之患蘭椽桂棟不免傾玘之災洛浦之玉簫無聞山川帶恨鶴樓之羽衣難駐簷楹少顔豈但行路之齎咨實惟官政之曠典惟我仁侯陽春移脚惠雨浹肥四政均敷邁文翁之馳化百廢俱起效鄧子之增修窃幸亟擧乎梓工聿覩遹追之前制經始於玄黙執徐之歲帀八旬而傾頹重刱於閼逢攝提之年閱一紀而突兀物之成衰有數感六甲之屢周樓之形勝無虧喜八窓之大闢雲屛洗雨宛湖山之舊顔水鏡涵天動闌干之新彩江山失管嶺之所風月閑於多年臺榭有廢興之期粉雘新於今日克盡修復之盛擧實恢華美之宏規時和歲豊擧雷斧而課役辰良日吉架虹梁而僝功兒郞偉抛梁東天燈聳翠 以下漏落


큰 강이 칠십 고을을 옷깃으로 띠 둘러 단적으로 명승지의 단장 점지에 합당하고 높은 누가 수백 년 동안 우렁차고 아름다워 능히 밝은 제도의 거듭 수리함을 꾀하도다. 자재를 모아 공정을 다 이루니 잔치를 베풀어 하례하게 되도다. 오직 말하노니 낙동의 기이한 경치는 진실로 영남의 명승지가 되는 것이다. 하늘의 빼어남이 상서를 베풀어 땅의 신령이 기이함을 표하도다. 달 물결 당기고 일만 산을 이끄니 천태산의 적성과 방불하고 먼 산을 물고 긴 강을 머금으니 파릉의 하계와 비슷하도다. 이에 피상의 절벽 언덕에 나아가 상외의 높은 루를 구축하도다. 첩첩한 정사는 붉게 물들어 구천을 시렁하여 위로 오르고 층층된 기둥은 푸르게 솟아 만경창파를 베개 삼아 아래로 다다른다. 나각산은 북으로 꺾여 에워싸니 용이 날아가고 봉황이 춤추는 듯 하며 위수는 서녘으로 흘러 출렁거리니 금빛이 날뛰고 옥빛이 잠기는 듯 하도다. 서늘한 기운을 아침 주렴에 펴내니 갯구름이 그림기둥과 함께 한빛이고 비갠 경치를 밤 헌함에 맞으니 강달이 흰 모래와 같이 휘날리네. 바람 끄는 돛단배가 나루에 붐비니 청작과 황룡의 뱃머리요 별빛 같은 수레가 큰 길을 누비니 단봉과 봉새의 깃대로다. 허명에 잠겨 맑게 출렁이니 어찌 물 보는 술법이 없으며 형상을 보아 의(義)를 취하니 이것이 이름 짓기에 보람있네. 명승의 상황은 악양루기문의 희와 비를 겸했고 기이한 관망은 등왕각의 이난과 사미를 갖추었다. 세월이 흘러 여러 번 바뀜이 슬프고 상전벽해가 쉽게 옮겨 감을 어찌하리오. 그림 같던 다락과 아로새긴 헌함은 오래도록 무늬 없고 혼탁한 환란을 입었으니 난초 같은 서까래와 계수나무 기둥은 이지러지고 무너지는 재앙을 면하지 못했다. 낙동강가의 옥퉁소를 듣지 못했으니 산천이 한을 띠었고 백학루 신선 옷이 머무르기 어려우니 추녀와 기둥이 무안하도다. 어찌 길 가던 사람의 한탄만 가졌던가. 진실로 관정의 전통이 비었었다. 생각건대 우리 어진 원님은 양춘(陽春)에 부임하시어 혜우(惠雨)를 흡족히 했다. 네 가지 정책을 골고루 펴내니 문왕(文王)의 치화(治化)에 매진했고 백가지 폐단을 함께 일으켜 고쳐 나가니 증자의 증수를 본받았도다. 적이 다행하게도 재빨리 건축의 공정을 거행하여 오직 예전의 제도에 따라 짓는 공덕을 보게 하도다. 옛 임진(壬辰)의 해에 처음 건축을 시작하여 팔십 년을 지나면서 이지러지고 무너졌고 지금 갑인(甲寅)의 해에 중건하게 되어 일기(一期)를 지나면서 우뚝하게 세워졌도다. 물질의 성쇠는 운수가 있어 육갑이 여러 번 두르는데 감회가 있고 루의 형승은 이지러짐이 없어 여덟 창이 크게 열림을 기뻐하도다. 구름 같은 병풍이 비에 씻겨 호산의 옛 얼굴에 완연하고 물거울이 하늘에 잠겨 난간의 새 단장이 움직이도다. 강산이 관령의 관할을 잃어 풍월이 다년간 한가로웠고 대사는 망가지고 흥하는 시기가 있어 분장함이 오늘에 와서 새로웠도다. 능히 수축하고 복구하는 성대한 거사를 다하여 실로 화려하고 아름다운 굉장한 규모를 넓혔도다. 시기가 화합하고 해가 풍년들어 우뢰 같은 도끼를 들어 공사를 부과하고 때가 좋고 날이 좋아 무지개 같은 들보를 시렁하여 공적을 갖추도다.
이하 누락

康在璣 作, 觀水樓 重建 上樑文

有勝區天慳地秘 昔廢何傷於今營倣前基山繞水環 新制大壯于舊構乃所以臨於斯觀於斯孰不曰輪哉美奐哉美惟吾觀水之樓二水合流而下 近自渭川遠自黃池三山鼎立而崇 後臨萬景前臨螺甲冠蓋陸續嶺南人 來往路上 通衢岩石奇怪洛東江 上下流中 佳景府察絶壁 可以玩淵魚之沈浮遙望平空 亦庸賞天鳶之戾上文籍載在諸先賢吟咏記楣之筆足徵於天秋邑史尙存僉知州修葺重建之功益昞於百世第緣物換而星移奄然海翻而桑覆遺墟茂鞠幾興擧郡之蠱傷往蹟稀微屢記行路之嗟惜觚墨失盤旋之場江山無管領之主肆昔七八百載翬飛鳥革之高軒遽作百十數年兎走鼠遯之荒藪廢興蓋自有天成立孰云非力謨復舊物冠章甫幾載乎經營遂得好梯蓋藏家巨貨之喜擲問堪輿而告吉日暖風暄卽丘陵而就工事半功倍借奏鞭而驅石圓而礎方以階輸鄧林而治材大爲樑小爲棟層楹巍然乎雲霄之中疊榭翼然于巖壁之上樹草勤色登眺之興靡窮風月增輝觴詠之樂甚適以今日而克修對古人而何愧爲唱呼耶仰替善頌兒郞偉 抛梁東萬景山光萬丈崧淑氣凝精長不歇古今生出幾豪雄兒郞偉 抛梁西迢遞甲長遠入睇厚重元來仁者德願言吾黨見思齊兒郞偉 抛梁南大路砥平不二三養德治心當效此榮枯憂樂本非談兒郞偉 抛梁北洛水遙遙流不息源自黃池終到溟至誠功效應玆若兒郞偉 抛梁上仰看日月天昭曠一理循環消復長吾邦運氣從今旺兒郞偉 抛梁下樓前日日多車馬何人到此不停行觀水吟風胸次灑伏願上樑之後災殃永退吉氣常騰甍桷長完於後世而無頹文運永旺於來秋而勿衰
光復後 四十四年 戊辰 六月 下澣信川 康在璣 撰


명승지가 있어 하늘이 아껴주고 땅이 신비롭기에 지금 다시 경영하니 옛날 폐허가 된 것을 한탄할 바 있으랴? 전날 기지와 같이 산이 둘리고 물이 돌아드니 새 제도가 옛날 구조보다 더욱 웅장하도다. 이게 여기에 다다르고 여기서 바라보니 누군들 우렁차고 화려하며 아름답다 하지 않으리오. 이렇듯 우리 관수루는 이수가 합류하여 내리니 가까이는 위산에서 시작되고 멀리는 황지에서 비롯했네. 삼산이 솔밭같이 솟았으니 뒤로는 만경산이 다다르고 앞에는 나각산과 갑장산이 우뚝하다. 차마와 행인이 잇고 이으니 영남 사람들이 내왕하는 가장 번화한 거리요 암석이 기이하고 우뚝하니 낙동강 유역중의 아름다운 경치로다. 절벽을 굽어보니 물고기의 뛰노는 것을 구경할 수 있고, 평공을 멀리 바라보니 솔개가 하늘을 치솟는 것도 구경할 수 있도다. 문적에 실려 있으니 선현들의 읊고 기술한 필적이 천년 세월을 증빙함에 넉넉하고. 읍사가 지금껏 보존하니 지주들의 수리하고 중건한 공적이 백세토록 빛나도다. 세월이 바뀌고 세대가 옮김을 인연하여 덧없이 상전이 벽해로 변하는지라. 유허지에 잡초가 무성하니 몇 번이나 고을 사람들의 슬픔을 일으켰으며 지나간 자취가 의희하니 여러 번 길 가던 사람들의 아까워함을 보았도다. 시객들은 둘러앉아 교유할 장소를 잃었었고 강산은 우장하여 관리할 주인이 없었도다. 이로써 지나간 칠팔백 년 동안 꿩이 날아갈 듯 세가 날개를 칠듯하던 높은 헌함이 문득 백 수십 년 간에 토끼가 달리고 쥐가 숨는 황무지가 되었다. 흥하고 폐함이 대개 천운에 있다하나 성립함을 그 누가 인력으로는 안 된다 이르는가? 옛 누각을 복원코자 유지, 제현들이 몇 해 동안 경영했던가. 드디어 좋은 계기를 얻어 특지가의 서화를 희사하기에 이르렀도다. 일관에 물어 길일을 택하니 일완풍화하고 구릉에 나아가 공사를 서두르니 사반공배로다. 이름난 석공이 돌을 다듬으니 둥근 것은 기초요 모난 것은 계단이며 좋은 재목 사용하니 큰 것은 들보요 작은 것은 기둥이라. 층층이 세운 기둥 구름 하늘 속에 높이 솟고 첩첩히 덮은 기와 층암절벽위에 날개 치네. 초목이 경색을 돋우니 바라보는 흥이 더할 수 없고 풍월이 빛을 더하니 잔 잡고 시 읊는 낙이 가장 알맞도다. 오늘에 이르러 수축을 다하니 고인을 대하여 어이 부끄러움 있으랴. 흥겨운 노래를 부르기 위해 애오라지 좋은 가락지어 대체한다. 어여차 들보를 동녘으로 올리니 만경산 저 광채가 만장 높이 솟았네. 맑은 기운 엉킨 정영 길이 쉬지 않으니 예로부터 영특한 인물 몇 분이나 태어났소. 어기영차, 들보를 서녘으로 올리니 높디 높은 갑장산이 멀리 눈에 들어온다. 중후한 저 기상은 어진 사람의 덕행이니 원하노니 우리 향당 저와 같기를 생각하세. 어기영차, 들보를 남녘으로 올리니 대로가 탄탄하여 일직으로 뻗었도다. 덕을 길러 닦는 마음 탄탄대로 본을 받아 영과 욕에 부유함을 입밖에 내지마세. 어기영차 들보를 북녘으로 올리니 낙동강물 멀리멀리 쉬지 않고 흐른다. 황지에서 근원하여 먼 바다로 이르니 지성을 닦는 공효 응당 이와 같으리라. 어여차 들보를 위쪽으로 올리오니 일월을 쳐다보매 하늘이 밝고 넓다. 한 이치가 순환하여 소멸했다가 다시 살아나니 우리나라 운수 또한 지금부터 왕성하리라. 어기영차, 들보를 하방으로 내리니 누각 앞에는 마차가 연락부절 내왕하네. 어느 누가 여기 와서 쉬어가지 않으리오. 관수루에서 바람 쐬니 흉금(胸襟)이 맑아진다. 엎드려 원하옵건대, 상량한 뒤에는 재앙은 영원히 물러가고 길운이 항상 드리워서 용마루와 서까래가 후세에까지 기리 완벽하여 무너짐이 없게 하고 문명의 기운이 기리 내세까지 왕성하여 쇠퇴하지 말게 하소서.
광복 후 사십사년 무진 육월 하한일에 신천 강재기가 짓다.

 

李重憲 作, 觀水樓 重建 梁道鶴 功績碑

洛東江의 本流要所에 映湖樓, 觀水樓, 嶺南樓를 짓고 支流南江에 矗石樓를 지었음은 먼 高麗朝의 일이었다. 오랜 옛부터 선인들의 達觀하는 풍류는 너무나도 장엄했음을 입증한다. 三山二水의 정기가 모여드는 佳景에 더하여 嶠南通行의 중추가 되던 곳 洛東津의 觀水樓는 詩人墨客이 즐겨 찾았고 내왕객이 끊임없이 쉬어가던 곳이다. 창건이래로 尙州고을에서 다섯차례의 수축이 있었고 강의 西岸에서 유실되어 東岸에 옮긴 것은 조선初葉이라 전한다. 高宗甲戌의 水魔에 없어지고 폐허로 내려오다가 작년구월에 날개를 펴듯 재건하니 백십사년만의 소생이요 오래 잃었던 풍운을 새로 찾은 쾌거이다. 누의 복원을 모획하던 충정을 듣고 향토출신 梁道鶴씨는 거금을 희사하여 건축공비를 독담하니 樓의 역사와 더불어 영세불망의 공적을 세웠다. 북으로 높이 안전하고 전망이 더욱 좋은 곳을 닦아서 자리를 옮겼음은 道當局의 배려와 敷地寄託의 공이 컸다. 금년 들어서 가을까지 義城郡費로서 丹靑과 方柵造景등의 부대시설을 하여 준공하게 되니 산천은 增色하고 洛井은 繁華를 겹쳤다. 梁公의 특지와 각계의 성의에 보답해서 樓의 영구한 보전에 관심있기 바라며 그 전말을 밝혀 비를 세워 둔다. 기사년 십일월 일 관수루 중건 추진위원장 이중헌이 찬하다.

 

佔畢齋 金宗直 作, 觀水樓 題詠詩

                黃池之源纔濫觴      황지가 근원이 되어 작은 물줄기 흐르기 시작하였는데
                奔流到此何湯湯      달리고 흘러내려 이 곳으로 와서 넘실거리네.
                二水中分六十州      두 강물이 나뉜 곳 육십 여 고을이 나뉘었고
                津渡幾處聯帆檣      나루터 몇 곳에는 돛단배가 이어졌네.
                海門直下四百里      사백 리를 내리 뻗어 해문에 다다르고
                便風分送往來商      풍편을 이용해서 오가는 상인들의 배가 분주하네.
                朝發月波亭      아침에 월파정을 출발하여
                暮宿觀水樓      저녁에는 관수루에 숙박하네.
                樓下綱舡千萬緡      누각 아래 그물배엔 천만금이 오가는데
                南民何以堪誅求      남쪽의 백성들은 가렴주구 못 견디어
                ꝛ甖已罄橡栗空      병과 독엔 도토리도 밤도 벌써 다 비었네.
                江干歌吹椎肥牛      강가에는 노래 부르며 살진 소 몰고
                皇華使者如流星      중국의 사신들은 유성같이 뽐내네.
                道傍髑髏誰問名      길가의 해골들 그 이름을 누구에게 묻나?
                少女春風王孫草      소녀들 봄바람에 흥겨워 왕손초라 이르네.
                遊絲淡淡弄芳渚      노니는 가락 담담하게 방저를 희롱하고
                望眼悠悠入飛鳥      시야에는 유유히 비조가 들어온다.
                故鄕花事轉頭新      고향에서 꽃놀이 한 일 머릿속에 새로운데
                凶年不屬嬉遊人      흉년들어 노니는 사람 반기지 않으리.
                倚柱且高歌      기둥에 기대어 높이 노래 부르니
                忽覺春興慳      홀연 봄 흥취의 아까움을 더하게 하네.
                白鵠欲笑我      하얀 고니야, 너 또한 나를 비웃는가?
                似忙還似閒     바쁜 듯 하면서도 도리어 한가로운 이 몸.

 

佔畢齋 金宗直 作, 觀水樓 題詠詩

                津吏非瀧吏      뱃사공은 이곳 사람 아닌데
                官人卽邑人      관리는 이 고을사람이네.
                三章辭聖主      삼장의 글월로 성주에게 사례하고
                五馬慰慈親      좋은 말로 자친을 위로하네.
                白鳥如迎棹      하얀 새는 돛단배를 맞이하고
                靑山慣送賓      청산은 너그러이 손님을 보내주네.
                澄江無點綴      맑은 강 한점의 흐림도 없으니
                持以津吾身     이로써 내 몸의 거울을 삼고 싶네.

 

退溪 李 滉 作, 觀水樓 題詠詩

                洛水吾南國      낙동강 물은 우리 남국의 자랑.
                尊爲衆水君      뭇 강물의 으뜸이라네.
                樓名知妙悟      누각 이름은 묘리의 깨달음을 알게 하고
                地勢見雄分      지세는 웅대하게 분리됨을 보네.
                野濶烟凝樹      들은 넓어 안개가 나무숲에 엉기고
                江淸雨捲雲      강물은 맑아 비온 뒤 구름이 걷히었네.
                匆匆催馹騎      총총히 역마를 재촉해 달리니
                要爲趁公文     공문을 진달하기 때문일세.

 

蓬窓 柳 恒 作, 觀水樓 題詠詩

                宿客携琴夜入樓      자고 갈 손님 거문고 들고 누각에 오르는 밤.
                碧簷星月耿新秋      푸른 처마 머리엔 별과 달이 빛나니 가을이 새롭네.
                櫓聲驚夢江天曉      노 젓는 소리에 놀라 꿈을 깨니 강가에 하늘이 밝아 오는데
                身世渾疑幻白鷗     내 신세 혼연히 흰 갈매기로 화신한 신선인 듯 의심해보네.

 

濯纓 金馹孫 作, 觀水樓 題詠詩

                江花江月十登船      강가에 꽃피고 강물에 달이 비치어 십여 명이 배에 오르니
                司馬靑衫已五年      사마에 오른 청삼 벼슬 벌써 오년이나 지났구나.
                莫謂宦遊無所得      벼슬길에 노니는 몸 소득이 없다고 이르지 마오
                風流長夜鏡中天     풍류를 즐기는 경중천(鏡中天)의 아름다움이여!

 

濯纓 金馹孫 作, 觀水樓 題詠詩

                晩泊沙汀葉葉舟      모래톱에 늦게 댄 조각배
                紛紛去馬與來牛      어지러이 마소들이 지나가네.
                江山萬古只如此      강산은 만고에 다만 이 같은 것.
                人物一生長自休      인물의 일생 또한 길이 쉬누나.
                西日已沈波渺渺      저녁 해 벌써 지니 파도는 아득하고.
                東流不盡思悠悠      흐르는 물 쉬지 않아 생각이 길어지네.
                停舟獨立矄黃久      배가 멈춰 홀로 서니 황혼이 깊은데
                掠水飛回雙白鷗     쌍쌍이 나는 갈매기는 물을 치며 돌아가네.

 

睡軒 權五福 作, 觀水樓 題詠詩

                是身天地一虛舟      이 몸은 이 세상에 한 빈 배와 같은 것.
                劒氣當年射斗牛      무술을 닦던 그 당시엔 두우성을 쏠 듯 했네.
                羈思向來何落落      나그네 생각 돌이켜 보니, 낙낙할 뿐
                宦情從此便休休      벼슬길 이로부터 쉬게 되리라.
                英雄萬古幾人在      만고의 영웅들이 몇 분이나 계셨던가
                烟月空江引興悠      연하에 가린 달빛만이 빈 강에서 흥을 돋우네.
                觀水觀山皆可樂      산수(山水)에 관심 두는 것은 모두 즐거운 것.
                鷗來忘我我忘鷗     갈매기는 나를 잊고 나도 갈매기를 잊네.

 

濯纓 金馹孫 作, 觀水樓 題詠詩

                落日長程畔      해는 지고 가는 길 먼 들판 가에서
                把盃持勸君      잔을 잡아 그대에게 권하노라.
                危樓天欲襯      높은 누각은 하늘에 가깝고
                官渡路橫分      나루터에는 길이 가로로 나뉘었네.
                去客沒孤鳥      손님 떠나니 외로운 새만 부침하고
                浮生同片雲      부평초 같은 삶이 조각구름과 같구나.
                江風不解別      강바람 우리 이별을 풀어주지 못하고
                吹到動波文     물위로만 불어대어 물결 일으키네.

 

睡軒 權五福 作, 觀水樓 題詠詩

                客裏羈懷惡      객지에서 나그네 마음이 울적한데
                逢君又送君      그대를 만나자마자 또다시 보내다니.
                孤帆和雁落      외로운 돛은 기러기와 함께 떠나가고
                遠岫點螺分      먼 산봉우리 소라껍질같이 나뉘어섰네.
                樓上一盃酒      누각 위에서는 한잔 술이 오고 가는데
                洛東千里雲      낙동강에는 천리 길 구름만 이네.
                蒼茫天欲暮      창망히 저 하늘마저 저물고자 하니
                吟斷不成文     읊는 소리 막히어 글을 지을 수 없네.

 

性齋 許 傳 作, 觀水樓 題詠詩

                公事頻過洛      공무(公務)로 인해 자주 낙동강을 지나니
                舟人識使君      뱃사공도 또한 나를 알아보네.
                江聲千里大      강물 소리는 천리 길에 확대되고
                地勢二州分      지세는 웅장하게 두 고을로 나뉘었네.
                漁戶排津樹      어부의 집 앞에는 나룻나무 즐비하고
                鹽帆掣海雲      소금 실은 돛단배는 바다구름 끌고 왔네.
                陶山空悵望      도산(陶山) 쪽을 향해 공연히 슬프게 바라보는데
                歌短不成文     노래 짧아 글 이루지 못하겠네.

 

叢桂 趙東佐 作, 觀水樓 題詠詩

                東風孤倚驛西樓      봄바람 의지하고 관수루에 달려오니
                物色蕭然滿兩眸      물색은 쓸쓸하게 두 눈에 가득 차네.
                沙伐江山餘百戰      사벌(沙伐)의 옛 강산은 백 번 전쟁 치른 터 남아있고
                徐羅時事杳千秋      신라 때 찬란한 일 천추에 아득하네.
                依俙芝曲商顔裏      지원의 곡조는 상안 속에 의회하고
                寂寞龜書洛水頭      거북에 쓴 글은 낙수 위에서 적막하네.
                往蹟微茫何處問      지난 사적 미망하여 물을 곳 어디 있는가
                碧江無語夕陽流     푸른 강물만 대답 없이 석양 따라 흐르네.

 

江皐 柳尋春 作, 觀水樓 題詠詩

                旣望有佳期      기망의 좋은 계절
                江天雨初收      강천에는 비가 처음 개었네.
                殷勤芝園翁      은근한 지원의 늙은이들
                惠好爲相留      인정이 좋아 함께 머물렀네.
                
    

                聯翩六七老      옷깃을 이은 예닐곱 늙은이
                仙舟不後先      선주를 타고 앞뒤를 안 가리네.
                朝發竹岩下      아침에 죽암산 아래 출발하여
                夜泊水樓前      밤닿아 관수루 앞에 도착했네.
                
    

                汎汎聽所之      물위에 뜨고 떠서 가는대로 맡겨두니
                飄飄若羽人      표연히 노는 모습 신선과 다름없네.
                星月皎如晝      별과 달이 대낮 같이 밝아
                萬里無點塵      만리장천에는 한점의 티끌도 없네.
                
    

                露氣侵衣濕      찬이슬 옷에 스며 젖어들고
                雞聲向曉聞      닭소리 새벽녘에 들리네.
                回船江村宿      배를 돌려 강촌에서 숙박하니
                淸夢定幾巡      맑은 꿈 오가면서 몇 번이나 돌고 도네.
                
    

                共說玆樓勝      관수루의 승경을 함께 앉아 설명하나
                一見殊未足      한번 보곤 부족하다네.
                朝日更理舟      아침에 다시 배타고
                登臨恣玩矚      오르며 내리면서 마음껏 구경하려네.
                
    

                海舶紛如織      바닷배 어지럽기가 베 짜듯 하고
                驛柳暖似烟      나룻가의 버들은 연기 같이 다사롭네.
                貢琛來異域      보물을 바치고나 이역을 찾아왔는지
                環極湊東埏      천극을 둘러싸고 동녘 땅을 경진하네.
                
    

                勝地兼都會      명승지가 도회를 겸하였고
                人烟復稠密      인물과 인하가 빽빽이 들어섰네.
                豈直江山好      다만 어찌 강산만 좋으리
                聊可心目悅      애오라지 마음 또한 즐겁네.
                
    

                徜徉日將夕      두루두루 돌다보니 날이 벌써 저물었고
                歸袂各西東      돌아가는 옷깃 동서로 갈라지네.
                悄悄臨岐別      애석하게 이별의 길 다다르니
                脈脈感余衷      나의 마음 맥맥히 감상하네.
                

                    我家洛之陬      나의 집은 낙동강의 한 모퉁이
                坐此容膝小      집이 좁아 무릎 펴기도 어려운 곳이네.
                平生湖海志      한 평생 호해로 떨는 마음
                空敎斥鷃笑      공연히 메추리의 웃음을 물리치게 하네.
                七旬行已至      벌써 칠순 나이에 이르고 보니
                大觀誰能期      우주의 대관을 누가 기약할 것인가.
                玆遊亦奇絶      관수루의 이 놀음 또한 빼어난 절경이니
                浩浩胸裏思      흉중에 서리는 생각 넓게넓게 펴노라.
                鄒聖書中語      추성의 서중에 쓰여 있는 말
                退翁壁上題      퇴계선생께서 벽상에 쓰셨네.
                觀水固有術      물 보는데 진실로 묘술이 있다 하시니
                斯言豈余欺      이 말씀 어찌 나를 속이리오.
                飜思民間事      돌이켜 민심의 일을 생각하니
                蟊賊長無秋      충해로 말미암아 흉년이 된다하네.
                長吟杜子詩      멀리 두보의 시를 읊노라니
                古人已先憂      옛사람도 농민 걱정 먼저 했음이네.


                芝園留後約      지원의 맑은 놀이 후약을 머물러 두고
                龍遊擅奇絶      끝없는 용놀이가 빼어난 절경을 천단하네
                願言躡淸塵      원하노니 청진을 밝고 올라
                高秋菊花節     맑은 가을 중양절에 노니네.

 

돌아가기

Copyright ⓒ 2004 국제퇴계학회 대구경북지부(한자박사 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