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지 : 경북 영천시 자양면 용산동 751번지 건립연대 :
1599년(선조32) 건립 건립자 또는 연고자 : 정세아 건물의 입지 :
강변 건물의 형태 : 누형 다락집 지붕 :
맞배지붕 건물의 모양 : 사각형 누정건물의 정면과 측면의 칸수 : 정면 - 3칸, 측면 - 2칸 건물 보존 상태 :
양호 문화재 지정 현황 : 유형문화재 제1호
登紫湖精舍, 用前韻述懷
其一 그 첫 번째 시
萬山環抱一溪頭 온 산에 둘러싸인 한 시냇가에 數架松簷夏似秋 촘촘히 가로지른 소나무 처마 아래는 여름에도 가을 같네.
觀物愛吟閑裏句 사물을 관조하며 한적한 가운데 시구(詩句)를 즐겨
읊조리지만 傷時難遣醉中愁 울적할 때는 취중에도 근심을 풀기가
어렵네. 生涯草草隨雲冷 인생은 어수선하여 구름을 따라도 쓸쓸하니
鄙吝輕輕逐水流 비루한 인생 가벼이 물 흐르듯 질주하네.
蔬食只能供我飽 나물밥만이 내 배를 채워 주니 更無思慮任浮休 다시는 덧없는 행복에 이 내 몸 맡길 생각이 없네.
其二 그 두 번째 시
壯志期梟賊將頭 대장부의 웅지(雄志)는 적장의 목 벨 것을 기필했건만
殘骸驚却鬢邊秋 쇠잔해진 몸에 문득 귀밑머리까지 희어져 놀라네.
有纓未遂終軍請 벼슬 있어도 끝내 군의 요청을 못 이루고
無力空懷杜老愁 힘이 없어 두보(杜甫)의 수심(愁心)을 부질없이
생각하네. 衰病豈宜馳世路 노쇠하여 병드니 어찌 꼭 환로를 향해서만
달리겠는가 退閒端合玩淸流 물러나 한가한 끝에 맑은 시냇물 완상함을
만족해하네. 白鷗不厭江湖叟 흰 갈매기도 이 강호(江湖)의 늙은이를
싫어하지 않으니 靑眼從今至死休 지금부터라도 청안으로 죽을 때까지
쉬어 보리.
題紫湖精舍
鄭老逍遙地 정옹(鄭翁)이 소요하던 곳 蒼屛護綠苔 푸른 병풍같이 푸른 이끼 둘렀네. 東國故人淚 우리나라의 옛 분을 슬퍼하여 斜日獨登臺 석양에 홀로 대(臺)를 오르네.
先生歿後 선생께서 돌아가신 후 來訪精舍 정사를 찾아와서 愴然題詩而去 슬픈 마음으로 시를 짓고 갔다.
判書 洪重徵 作, 敬次湖叟鄭先生紫湖精舍壁上韻
尙憶妖氣漲海頭 삿된 기세가 바닷가를 창일했던 시절이 아직도 생각나는데
男兒慷慨報君秋 대장부의 강개한 마음은 성은에 보답하려
추상같으셨네. 功高馬峴軍聲振 공을 높이 세우시니 마현엔 군사들의
함성이 진동했는데 戰罷鷄林日色愁 전쟁은 끝나고 계림엔 날씨마저
스산하구나. 紫浦投身尋素履 자양 포구에서 투신하심은 타고난 복록을
찾기 위함이요 紅衣並世擅名流 의병장들과 세상을 함께 하시니 명성을
떨치셨네. 莫嘆廟屋虧香火 사당에 향불이 부족하다고 탄식하지 마시게
大樹長風自不休 큰 나무일수록 바람 많으니 쉬지 못한다네.
後學 兵曹佐郞 柳鼎茂 作, 敬次湖叟鄭先生紫湖精舍壁上韻
積苦兵間已白頭 전장에서 쌓인 고충으로 흰 머리 느셨고 角巾歸臥永湖秋 절각건 쓰시고 돌아와 누우시니 호수의 가을이 길기만 하셨네.
功成不有欒書力 공을 이루시고도 계시지 않은 것은 기둥처럼 쌓아두신
책의 힘이요 身退猶存范老愁 몸은 물러나셔도 오히려 범증의
수심(愁心)을 지니셨네. 忍向鷄林招怨魄 차마 계림 향해 애달픈
혼백을 초청하겠는가 坐令鯨海息狂流 좌정하시어 바다로 하여금 광분의
물결 그치게 하셨네. 釣臺勝似雲臺畵 조대(釣臺)의 풍광이
운대(雲臺) 그림처럼 빼어나니 塵世浮名好是休 속세의 덧없는
명리(名利)를 접고 이 곳에서 쉬기를 좋아하셨네.
進士 鄭儁 作, 敬次湖叟鄭先生紫湖精舍壁上韻
鴻伐宜鐏鐵券頭 크나 큰 공로는 철권의 머리에 새김이 마땅하시며 缺光謙德耀千秋 광채를 감추신 겸덕은 천추만대에 빛나시리라. 操心篤學人皆仰 마음을 다 잡아 학문을 독실하게 하시어 사람들이 모두 추앙하니
殲賊奇謀鬼亦愁 적을 섬멸하신 책략에 귀신도 두려워하였네.
身退竿垂七里瀨 물러나시어 낚싯대를 칠리뢰(七里瀨)에 드리우시고
功成帆拂五湖流 공을 이루시니 배들은 오호(五湖)의 지류(支流)
위를 스치네. 聖朝榮贈褒忠節 성조(聖朝)의 영예로운
증직(贈職)으로 충절(忠節)을 포상(褒賞)하셨는데 礪世淸風灑不休
속인을 갈고 다듬을 맑은 바람 그치지 않아 시원하구나.
判書 洪重孝 作, 敬次湖叟鄭先生紫湖精舍壁上韻
保障山河一劒頭 국토를 보장하려는 일장검의 칼끝에 書生義氣風爭秋 서생(書生)의 의기는 바람을 다투어 추상같네. 不知何狀君王喜 어찌 될 상황인지 모르는데도 군왕은 기꺼워하시고 纔問其名賊虜愁 잠시 그 명성을 물었는데 왜적, 포로들 시름겹네. 水濶扁舟迷出處 강물은 넓은데 조그만 배에 타니 갈 곳을 헤매는데 春回大樹宛風流 봄이 오니 큰 나무 아래에는 풍류가 완연하구나. 試看聖代隆褒煥 시험 삼아 보겠네. 성대(聖代)의 융숭한 포상이 빛나심을.
當日雲臺愧未休 그 당시 운대(雲臺)에는 머물지 못하심을 부끄러워
하셨네.
參判 睦萬中 作, 敬次湖叟鄭先生紫湖精舍壁上韻
旗鼓戎垣入掉頭 병력을 동원해 오랑캐의 담장에 들어가 휘두르셨는데 故山松桂已生秋 옛 산에 오니 소나무 계수나무에서는 이미 가을이 느껴지네.
眞卿何狀曾誰識 진경(眞卿)이 무슨 일 했는지를 일찍이 누가
알았으며 李廣無功未足愁 이광(李廣)은 공적 없어도 족히 시름 아니
하였네. 詩塚衣冠空至慟 시인의 묘, 의관을 보니 공연히 슬픔이
일고 講壇書札盡名流 강단에 두신 서찰들엔 온통
명사(名士)들뿐이네. 太常近日徵遺事 근일(近日)에 사관이 선생의
끼치신 공적을 징수한다 하니 肯遣先生泯滅休 선생의 공(功)이
민멸치 않으셨음을 기꺼이 보내겠네.
監司 金翰東 作, 敬次湖叟鄭先生紫湖精舍壁上韻
倫常日月海東頭 강상(綱常)의 일월은 동쪽 바닷가를 비추는데 劒氣崢嶸志士秋 장검의 기세는 지사(志士)의 추상같은 기개로 사납구나.
三郡義聲豺虎伏 세 고을 의병들의 함성에 승냥이, 호랑이마저
굴복하였는데 一山詩塚子規愁 한 산 속에 시인의 묘 앞엔 두견이만
슬피 우네. 麒麟畵閣終誰屬 기린 같은 화각(畵閣)에는 끝까지 누가
올 지 鷗鷺淸江自在流 해오라기 노니는 맑은 강물은 자유로이
흘러가네. 聖代褒恩今有待 성대(聖代)의 포상(褒賞)한 은혜를
지금까지 힘입고 있으니 百年公議不曾休 백년토록 공의(公議)는 더욱
그치질 않네.
校理 李錫夏 作, 敬次湖叟鄭先生紫湖精舍壁上韻
韋布名尊象將頭 위포(韋布:韋臺와 布衣)로 이름 높으시며 그 모습
장수의 으뜸이시더니 一區精舍可千秋 한 작은 정사 역시
천추만세(千秋萬歲)토록 좋네. 知公舊武元資學 공께서 무공을
떨쳐 일으키심은 원래 학문에서 축적된 것임을 알겠네 有子捐生不作愁
자식 있다고 하여 삶을 버리실 때 시름을 일으키지 않으셨으니. 偉蹟何須丹卷載 위대한 공적을 어찌 다 단권(丹卷)에 실으리 高風長與紫湖流 고매한 풍격은 자호(紫湖)와 더불어 오래오래 유전(流傳)하네.
卽看昭代推徽典 소대(昭代:태평성대)에
은전(恩典)으로 추중(推重)되심을 곧 보시니 嶠左聲光久未休 영남의
좌도(左道)에서는 그 名聲의 光彩가 오래도록 사라지지 않으리.
進士 申光河 作, 敬次湖叟鄭先生紫湖精舍壁上韻
紫湖精舍水東頭 자호정사는 강물의 동쪽 끝에 있고 古壘黃紗滿目秋 노랗게 치장한 산중(山中)의 옛 보루는 눈에 가득 가을이네.
愛子敢於忠義鬼 자식을 사랑했으나 충의(忠義)의 넋이 되기를
감행(敢行)하셨고 孤軍判不死生愁 국가 위해
고군분투(孤軍奮鬪)하심에 생사(生死)를 근심하지 않으셨네. 扁舟一去終高臥
조그만 배위에서 한 순간에 세상 뜨시고 결국 높은 데에 누우셨으니 滄海于今正穩流 우리 역사에서는 지금도 정대하시고 온당하신 분으로
流傳하고 있네. 丹誥書名還異代 충심을 다하시고
誥命을 받으심이 오히려 당대에서 特異하셨으니 遺風州里未應休 끼치신 가르침은 이 고장의 마을마다 응당 멈추지 않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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