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溪書院奉安西厓先生祭文 嗚呼 아아! 天之生賢 하늘이 賢人을 낸 것이 夫豈偶然 어찌 우연이겠는가 鍾靈毓秀
영기를 모아 인재를 키우려 俾覺于先 먼저 깨닫게 한 것이로다 棟樑于國 나라엔 기둥이나 들보 같은 인재요
蓍蔡于民 백성에겐 앞날을 점칠 수 있는 이로다 不有此人 이런 사람 없으면 人曷爲人 사람이 어찌 사람답게
되리오 恭惟先生 오직 선생은 間世資質 자질이 玉磬懸秋 가을날 울리는 옥 경쇠 같고 氷壺貯月
얼음 병이나 달 같이 맑으셨다 從于退陶 퇴계 선생을 따라 拔萃明穎 밝고 좋은 점을 뽑아 一見發歎
한결같이 드러내었으니 許以天挺 하늘이 드러내기를 허락함이로다 學博而要 널리 배워 요체를 깨달았고 見徹而實
끝까지 살펴 실체를 알았도다 壯而欲行 장성하여선 배운 것 행하려 筮仕王室 왕실을 위해 벼슬했다 契遇先生
세상이 선생을 만나니 魚水相歡 고기가 물 만난 듯한 기쁨이라 謨猷啓沃 온갖 일을 통해서 澤及窮鱞 그
은택이 홀아비에까지 미쳤도다 島夷猖獗 왜적이 창궐하여 廟社轉覆 나라가 뒤집히고 三都淪沒 三都가 짓밟혀
國不能國 나라가 나라답지 못했을 때 鞠躬盡瘁 몸소 온갖 힘을 다하여 于內于外 나라 안팎에 공을 세웠다
漢業中興 漢業을 다시 일으킴 繄誰是賴 아아! 누구에게 의뢰하리 終罹讒構 끝내 화에 걸리고 참소를 입었으니
雖堯亦驚 요임금이라도 놀랐으리라 與道爲殉 끝내 도와 함께 하려고 遯于林扃 산림에 피해서 婆娑初服
편안한 옷차림으로 노니니 樂在憂中 근심 중에 즐거움이 있었네 風吟月詠 음풍농월하며 洒落心胸 가슴속
찌꺼기를 씻어내며 有來求道 도를 구하러 찾아오는 이들에게 叩竭兩端 모든 것을 다 일러주었다 卽之如玉
가까이에서 보면 옥 같고 望之如山 멀리서 보면 산 같은 이로다 人方宗仰 사람이 바야흐로 앙모한 것이지
天不憖遺 하늘이 억지로 시킨 것이 아니라 樑木旣摧 대들보 나무가 이미 꺾였으니 後生疇依 후세는 누구를
의지해야 하나 哲人云亡 밝은 이분 돌아가셨다 하자 國步迍邅 나라의 행보가 주춤해졌다 遠邇同悲 원근의 모든
이들 다 같이 슬퍼하나 吾黨甚焉 우리 무리 더욱 심하여 沒世愈久 돌아가신 지 오래될수록 思德滋深 더욱 그
덕을 그리워 한다 見之羹墻 공경하며 追念하며 寤寐于心 잠 못 이루며 그리었는데 有樂斯丘 이 언덕에 기쁨
있으니 昔所倘佯 옛날 선생의 다니시던 곳이라 千秋魂魄 천추의 혼백은 或者不忘 혹시 잊지 마십시오
於焉立祠 사당을 세우고 于以妥靈 신령을 모시니 豈惟吾黨 어찌 우리들만 그러하겠는가 多士一誠
많은 선비의 한결같은 정성일세 日吉辰良 좋은 날을 골라서 籩豆靜芳 제수를 깨끗하고 향긋하게 했습니다
靈其不昧 신령은 어둡지 않으실 것이니 降我爐香 강림하여 우리 향을 받으옵소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