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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집편 -龍巖集 -

 

 與退溪書

雲頓首祗問動靜何如一未拜候而慕仰之情 如飢如渇 切切 就拜屢發而阻 今行到聞韶境上 又遇雨而止 是僕無分於奉接耶 雲資性鄙暗 見聞孤寡 欲就正於有道之日久矣 情事乖張竟至於此 恨不自任 竊念古人 有以詩文爲贄而時或道逹其情意者 今不能然 只以平日所撰三侯傳撃蒙編兩書 呈上 幸賜一覽 正其謬誤而序其端 不勝懇仰之至 如或僣妄無益亦欲火之此就稟之意也 雲雖年及而病重 嚮仰之志則當謀副於後 萬端懷思 臨紙惘然謹再拜雲少時於史 籍中見三侯出處 感其忠義之盡 讀之不覺涕泣沾襟 第恨事跡 間見而不全 孝閱而尙艱謹採輯成帙帙雖粗成 多有缺㴜而不續者 㐲願廣拾諸史補其罅欠嘗聞聖人之道備乎六經 六經千門萬戶 未知從何處以入 竊以撰出居敬窮理二條 此於初學用功何如也嘉靖丁巳八月二十二日雲到義城村店草上


운(雲)은 절하며 동정(動靜)이 어떠한지 삼가 여쭙습니다. 한 번 찾아뵙지 못하여 사모하고 우러르는 정이 굶주리고 목마른 것 같이 절실합니다. 나아가 인사드리려고 여러 번 출발하였으나 길이 막혔었는데, 이번에도 문소(聞韶 : 경북 義城)까지 왔다가 또 비를 만나 그치게 되었으니, 이것은 만날 연분이 없는 것인지요. 저는 타고난 성품이 비천하고 어두우며 견문이 적어서, 도(道)있는데 나아가 바르게 하고자 한 지가 오래되었습니다만, 일이 어긋나 마침내 이러함에 이르니 한스럽기 그지없습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건대, 고인은 시문(詩文)으로써 집지(執贄)하여 간혹 그 정의(情意)를 전달한 사람이 있었습니다만 지금 저는 그러하지도 못하여, 다만 평소에 지은 <삼후전(三侯傳)>과 <격몽편(擊蒙編)> 두 책을 보내 올리노니, 한번 읽으셔서 그 잘못된 것을 바로잡아 주시며 그 첫머리에 서문을 써주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만약 참람하고 망령되며 무익(無益)한 것이라 하시면 그것을 또한 불사르려고 하오니 이것이 질문드리는 뜻입니다. 제가 비록 늙고 병이 심하지만 향하여 우러르는 뜻은 마땅히 훗날을 기약하는 일입니다. 여러 가지 회포와 생각이 종이를 대하니 아득하여 질뿐입니다. 삼가 두 번 절하나이다. 저는 젊은 시절에 사적(史籍) 중에서 삼후(三侯)의 출처(出處)를 보고 그 충의(忠義)를 다함에 감동해서 저도 모르는 사이에 눈물이 흘러 옷깃을 적셨습니다. 다만 그들의 사적이 여기저기에서 보이긴 하나 완전하지 않아 살피기가 오히려 어려우므로 한탄스러이 여겨 삼가 채집(採輯)하여 한 권의 책을 만들었습니다. 책은 비록 엉성하게 만들어져 어그러지고 누락되어 연속되지 않은 것이 많으나, 여러 역사서에서 모아 그 빠진 것을 보충해 주시기를 엎드려 바라옵니다. 일찍이 성인(聖人)의 도(道)는 육경(六經)에 갖추어져 있다고 들었으나, 육경은 여러 문호(門戶)가 있는지라 어느 곳으로부터 들어가야 하는지를 알기 어렵습니다. 때문에 삼가 <거경(居敬)> <궁리(窮理)> 두 조목을 짓긴했습니다만, 이것이 초학자(初學者)가 공부하는데 어떤 도움이 될 수 있겠습니까.
가정(嘉靖) 정사년(1557) 8월 22일 의성(義城) 촌점(村店)에서 이 글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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