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문집
서원
누정

 

문집편 -勿巖集 -

 

 祭退溪先生文

恭惟先生 氣稟其淸 百夫之特 溫其如玉 眞純其質 孝悌出天 忠信由已 學字髫年 已覺性理從事本領 靡他其適 興起斯文 早許已職 先民是程 大猷是經 以天行健 强不息誠人爵從之 辭受必別 謹難進禮 礪易退節卷歸舊隱 甘老巖壑 芻豢義理 膏肓泉石居敬窮理 不偏功力 知行兩進 終詣其極多士影從 戶屨盈止 提耳警覺 主立基址 隨其村質 雨露恩澤 俾尊德性 且道問學常戒口耳 每慮空寂 俾我後人 如夜復日我東羣賢 雖曰繼出 集厥大成 先生其獨東方孔孟 今日朱程 何幸叔季 庶開聾盲無何一夕 泰山忽傾 少三孔壽 强半舜年 仁而末壽 彼蒼者天 吁嗟聖學 其不復明興於先生 絶於先生 不肖無狀 幸生一世相去不遠 朝發夕戾 摳衣有志 未遂幾歲十年浪走 貪戀名利 幸而回頭 擇吉具刺 瞻拜皐比 欣襲春風 從遊累年 幾煩發蒙 下愚不移 反復徒勤 自擬晩年 變化陶薰那意昊天 未相斯文 孑孑無依 哀我小子思有所塞 孰能開示 去歲來斯 丁寧承誨今歲來斯 未聞謦欬 言念當日 潛然有淚從前示諭 雖未遽至 至于今日 其敢諼兮終恐辜負 敢不勉言 蕪詞薄奠 寓哀瀝血上爲公慟 下爲私哭 嗚呼哀哉


삼가 생각하건대, 선생께서는 맑은 성품을 타고 나셨으니 모든 장부 중에서 특출하셨네. 옥같이 따뜻하였으니 그 자질은 참되고 순일하였네. 효도와 공경함은 타고난 것이고, 충성과 믿음은 자기로 말미암았네. 글자를 배운 어린 시절에 이미 성리에 대해 깨달았네. 본령에 힘쓰고 다른 곳으로 나감이 없었네. 사문을 흥기시키는 것을 일찍이 자기의 임무라고 여겼네. 옛날의 현인이 가야할 길이었고, 큰 모책은 따라야할 법도였네. 하늘로써 굳건하게 행하여 힘써서 성실함을 그치지 않았네. 작록을 따를 때는 사양하고 받는 것에 반드시 분별이 있었네. 예의로 나아감에 조심하고 어렵게 여겼으며, 절의 지켜 물러남에 가는 듯이 쉽게 여겼네. 옛날 은거하던 곳으로 돌아와서 산골짜기에서 달게 늙어갔네. 의리를 수양하고 자연을 좋아하는 깊은 병이 들었네. 공경에 처하고 의리를 궁구하여 힘씀이 치우지지 않았네. 앎과 행실을 함께 힘써서 마침내 그 지극한 곳에 이르렀네. 많은 선비들이 그림자처럼 따라서 문 앞에는 신발이 항상 가득하였네. 귀를 당겨 깨우쳐 주고 근본을 세우는 일을 주로 하였네. 그 재질에 따라 은택을 골고루 입게 하였네. 덕성을 높이고 문학을 강론하게 하였네. 항상 입과 귀를 경계시켜서 늘 공허하고 적막함을 염려하였네. 우리 후학들로 하여금 밤을 낮같이 하였네. 우리 동방의 여러 현인들이 이어져 나왔다고는 하지만, 그 집대성한 사람은 선생 한 분 뿐이네. 동방의 공자와 맹자요, 오늘날의 정자와 주자로다. 말세에 어리석음을 거의 깨우쳐 주었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어찌하여 하루 저녁에 갑자기 돌아갔는가? 공자보다 세살 적고, 순임금의 나이 보다 반은 넘는구나. 어질면서 수를 누리지 못하게 하는 구나 저 푸른 하늘이여. 아! 성현의 학문이 다시 밝지 않으려나? 선생에게서 흥기되었다가 선생에게서 끊어지는 구나. 나같이 보잘 것 없는 사람이 다행히 같은 세상에 태어나서, 서로 떨어짐이 멀지 않으나 아침에 나섰다가 저녁에 돌아와 버리는 구나. 스승으로 모시려던 뜻 이루지 못한 것이 몇 해이던가? 십년동안 부질없이 분주히 명리만을 사모하였구나. 다행이 고개를 돌리고 좋은 날을 잡아 명함을 갖추고, 스승께 나가 우러러 절을 올리고 즐거이 춘풍을 쐬게 되었네(가르침을 받게 되었네) 따라서 공부한지 몇 년 동안 어리석음 깨우치는데 얼마나 번거로웠던가. 하우는 옮기기 어려우나 반복하여 부지런히 하셨네. 스스로 만년이 되면 가르침으로 변화될 것이라 여겼더니, 하늘은 무슨 뜻인가 사문을 보호하지 않는구나. 외로이 의지할 곳 업으니 이내 몸 애달프구나. 생각에 막힘이 있으면 구가 능히 열어 보여주겠는가? 지난해 여기에서 정녕 가르침을 받았는데, 올해는 여기에서 말씀을 들을 수 없구나. 당시를 생각하니 울컥 눈물이 솟는 구나. 지난날 열어 깨우쳐 주신 것이 비록 지극한 데에 이르지는 못했으나, 오늘날에 이르러 감히 잊을 수 있겠는가! 결국에는 저버리고 한 말에 힘쓰지 못할까 두렵구나. 거친 말과 박한 술로 슬픔을 맡기니 피눈물이 흐르네. 위로는 공공을 위해 통곡하고, 아래로는 나를 통곡하네. 오호라 슬프도다!


 

돌아가기

Copyright ⓒ 2004 국제퇴계학회 대구경북지부(한자박사 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