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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정

 

문집편 -勿巖集 -

 

 上體察使柳西厓成龍書

竊以在我之誠意未孚 不能使天將終始戮力 箕城以後 泄泄閱月 慢侮之言不絶 侵暴之患不止 卒無淸塵之期 翻成媚盜之計 則復讐之義 至是而無復可言矣 事雖在彼 而機實自我 可勝歎哉 幣帛之厚 不足以動其心 酒食之美 不足以感其情 惟至誠可以感動之矣 千里之外 亦將應之 況已在一域之內者乎 竊復思之 國中孑遺之民 猶思自奮 日夜所願 寧爲白骨 誓不與賊俱生 則其感之之速 豈與天兵同年而語哉 苟誠心愛養 使不至飢餓流亡 則超乘之勇 斬馘之壯 不勞遠求 而揭竿斬木 皆其人矣 亦何苦而區區乞哀於唐兵乎 不能自勉 而欲仗皇威 以徼幸於萬一 則設有斯須之快 而寧無憾於復讐之大義哉 舍諸近而求諸遠 忽之易而謀之難 剝極疲殘之膏血 傾盡蕩竭之府庫 一年奔走 供奉唐兵 而國簿之兵 則菜色滿面而不恤焉 節制者 顧以立威爲主轅門之下 餓殍日積而刑杖日嚴 遂使飢卒 逋散相踵 而未至鄕閭 已爲道殣者何限 如是而曰天兵已至 恢復不遠 上下懽然相慶 其亦迂矣 大槪今日之勢 如人大病 絶而復蘇 元氣如線 喘促而數 不爲之安養 而反加勞擾 則如線者 豈不溘然於頃刻乎 民惟邦本 而兩年兵火 餘氓幾何 比因唐兵支待 賦役之煩 百倍平時 閭巷愚民 至以倭奴之禍 未至若此爲言 終不堪命 死徙居半 田卒荒穢 望斷有秋 若過數月 溝壑之轉 在在皆然 愚恐如線之氣溘然而盡 一邦之本 終不能救其自顚也 竊見唐兵之徵索無藝 郡縣之支應難繼 弊端輾轉 終及於半鬼之民者 亦勢所不得已也 觀今事勢不可以時月爲限 則不容姑息苟且 以待其自已也 其不可開陳主帥 使之節制 俾無橫濫之患乎 或者以爲天將尊嚴 且係國事 不可干冒 何其不思之甚耶 蓋區域雖分內外 而情義已孚於一 雖尋常是非之辨 固可以溫言諭之 婉辭解之 陳義理以感悟之 況今綿力之難支 至於此極 而猶且畏觸威嚴 藏頸縮舌 終至顚覆而不敢發 則非固則愚也 奉天討臨小邦 涉霜雪沐霧露 艱苦萬狀 則爲小邦之人 孰不欲糜躬以報之哉 第萬死餘命 血枯髓盡 無復可繼 則雖但支樵蘇 亦患不及 況分外之索 何能一一應之 勢將自僨而後已 安得不號哀而訴愍乎 夫我國之喜天將 喜其扶衰也 天將之恤我國 恤其垂亡也 恤其亡扶其衰 其本心也 則今雖不能必其振起衰亡 而益其衰亡之勢 則必非所忍也 蓋將惕然哀之 而發大號矣 設或不能加察而起怒焉 一日之威 自當旋霽而垂恕 豈竝於覆邦本之禍乎 況委曲以感之 則豈至觸忤之爲患哉 此最今日之急務 故反覆之 幸無以迂遠而忽之也


가만히 생각하건대, 저의 성의가 미덥지 못하여 명나라 장수로 하여금 힘써 싸우도록 하지 못하였습니다. 기성이후로 이럭저럭 세월만 끌고 있으니, 능멸하는 말이 끝이지 않고 침탈하는 근심도 그치지 않으니 마침내는 세상을 깨끗이 할 기약을 없을 듯 합니다. 갑자기 왜적들에게 아첨하는 계책이 이루어진다면, 복수의 의리를 이에 이르러 다시 말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일을 비록 저들이 맡고 있으나 기회는 진실로 우리에게 있으니, 한탄스럽습니다. 폐백을 후하게 하더라도 그 마음을 움직이기에 부족하고, 술과 음식이 훌륭하다 하더라도 그 마음을 감동시키기에 부족하니, 오직 지극한 정성이라야 감동시키고 움직일 수 있을 것입니다. 천리의 밖에서도 장차 응하려하고 하니 같은 지역 안에 있는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어떠하겠습니까? 가만히 다시 생각해 보건대, 나라 안에 외로이 남은 백성들이 오히려 스스로 발분해서 밤낮으로 바라는 것은 차라리 백골이 될지언정 맹세코 원수와 더불어 함께 사는 것이 아니니, 어찌 명나라 군사와 해를 같이 해서 논할 수 있겠습니까? 진실로 사랑하고 양육하여 굶어죽거나 흩어져 도망가게 하지 않는다면, 초승의 용감함과 목을 베는 씩씩함은 멀리서 구할 것도 없이 장대를 내걸어 깃발로 삼고 나무를 깍아서 병장기를 만들었던 사람들이 될 것입니다. 그러니 또한 어찌 애써서 구차하게 중국에 군사를 애걸하겠습니까? 능히 스스로 힘쓰지 않고 명나라의 위엄에 의지해서 만에 하나라도 요행을 바란다면, 설령 통쾌한 일이 있다하더라도 어지 복수의 대의에 유감이 없겠습니까? 가까운 것을 버리고 멀리서 찾으려 하고, 소홀히 하기는 쉬워도 도모하기는 어려운 법입니다. 지친 백성들의 고혈을 짜내고, 텅 빈 창고를 다 털어서 일년 내내 분주하게 명나라 군사를 받들어 기르더라도, 우리나라의 군사들은 굶주리고 피곤한 기색이 만면하지만 돌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감독하는 사람이 위엄을 세우는 것을 주로 하지만 군영의 앞에는 굻어죽은 시체가 날로 쌓이고 형벌을 날로 엄하게 하고 있습니다. 결국 굶주린 군사들은 서로 이어서 흩어져서 고향에도 도착하지 못하고 길 위에서 죽는 사람이 얼마나 많겠습니까? 이와 같은데도, “명나라 군사들이 도착했으니 회복될 날이 멀지 않았다.”하고 상하가 서로 기뻐 축하하니 그 또한 우활하지 않습니까? 대개 오늘의 형세는 사람에게 큰 병이 있는 것과 같아서, 잘라 내어도 다시 생겨나는 것과 같습니다. 원기가 실처럼 가늘어서 숨이 차고 가빠지는데, 안정을 취하지 못하고 도리어 괴롭히고 흔들어 대니 실같은 목숨이 갑자기 끊어지지 않겠습니까? 백성은 나라의 근본입니다. 두 해에 걸친 전쟁으로 남은 백성이 얼마나 됩니까? 명나라 군사를 유지하느라 부역의 번거로움은 평소의 백배는 더합니다. 거리의 어리석은 백성들은 왜놈의 재앙도 이와 같지는 않았다고 말들하니, 마침내는 명령을 내릴 수도 없습니다. 죽거나 옮기는 사람이 절반이 넘고, 토지는 황폐하여 가을걷이의 희망이 없으니, 이와 같이 몇 달이 지난다면 한 나라의 근본은 마침내 스스로 자빠지는 것도 구제할 수 없을 것입니다. 가만히 보건대, 명나라 군사의 징발은 끝이 없고 군현의 조달은 있기 어려우니 폐단이 돌고 돌아 결국 반귀신된 백성들에게 미칠 것이니 또한 형세가 부득이한 것 입니다. 지금의 사세를 살펴보니, 시간으로 한정지을 수 없으니, 고식지계나 구차함을 용납하지 못하고, 스스로 그치기를 기다려야 합니다. 주장에게 건의하여 절제하도록 하여 넘치는 근심이 없도록 할 수도 업습니다. 어떤 사람은 명나라 장수는 존엄하고 국사가 달려 있으니 간섭할 수 없다고 하니 어찌 생각이 모자람이 그리도 심합니까? 비록 나라는 안과 밖으로 나뉘어져 있으나 정의는 이미 한가지로 미덥습니다. 비록 일반적인 시비를 가리는 일도 참으로 따뜻한 말로 깨우치고, 너그러운 말로 풀어주고, 의리를 진술하여 깨우쳐 주어야 합니다. 하물며 솜 같은 무게도 지탱하기 어려운데, 위엄을 저촉할까 두려워 목을 감추고 입을 다물어서 마침내는 전복되더라도 감히 발설하지 못하천자의 토벌을 받들어 작은 나라에 임하여 서리와 눈을 맞고 안개와 이슬에 젖는 온간 고난을 우리나라 사람 중에 누가 죽을 끓여서라도 보답하고자 하지 않겠습니까? 다만 만 번 죽고 남은 목숨이 피가 마르고 골수가 다하여 다시 이을 수 없으니, 땔나무하고 풀 베는 것도 미치지 못할까 걱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하물며 분수에 넘치는 일을 어떻게 일일이 대응할 수 있겠습니까? 형세가 반드시 스스로 엎어진 후에야 그칠 것이니, 어떻게 애통함을 부르짖고 원통함을 무릇 우리나라가 명나라 장수를 좋아한 것은 쇠퇴함을 유지시켜 줌을 좋아한 것이요, 명나라 장수가 우리나라를 구휼한 것은 망하려고 하는 것을 구휼한 것입니다. 망하는 것을 구휼하고 쇠퇴함을 유지시켜주는 것이 그 본심이라면 지금 비록 쇠망함을 진작시키지는 못하더라도 쇠망을 돕는 일은 차마하지 못할 것입니다. 대개 슬퍼 불쌍히 여겨서 큰 호령을 낼 것입니다. 설령 자세히 살피지 못해 노여움이 일어났다고 하더라도, 하루의 위엄을 마땅히 거두고 용서해야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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