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성자 : 진갑곤 
▒ 작성일 : 2006-06-04 오후 7:26:55
＜兜觀院溪上, 奉懷家兄話別於東郊> 二首
＜도관원의 시내 위에서 삼가 형님과 동교에서 이별하던 일을 생각하여 읊다> 두 마리
怊悵迷塗始知歸, 애초에 잘 못된 길 따라가서 슬프다,
踏靑中路尙逶遲. 답청절 밟는 길이 한결 같이 더디구나.
祗應此去相思夢, 그리는 이 마음은 꿈이 되어 달려가,
長在東郊細雨時. 보슬비 오던 곳에 오래오래 머물리라.
細雨東郊酒一樽, 동쪽 거리 보슬비에 술 항아리 기울이며,
悲歎萬事不堪論. 슬프구나! 세상만사 어이 다 말을 할까.
何時石室雲巖裏, 운암 속 돌집에서 언제 서로 만나서,
共對淸宵月滿軒. 헌함 가득 밝은 달에 맑은 밤을 함께 할꼬.
(주석)
* 도관원(兜觀院): 역(驛) 이름인 것 같으나 어디에 있었던 것인지는 미상.
* 가형(家兄): 퇴계의 형 온계공(溫溪公). 시의 내용으로 볼 때 퇴계는 고향으로 내려 오면서 서울에 머물고 있는 온계공을 도관원의 시냇가에서 이별하였는데 그 때의 일을 생각하면서 지은 시로 생각 됨.
* 화별(話別): 담소하면서 이별함.
* 위지(逶遲): 비틀비틀하고 머뭇거린다는 뜻. ｢이 구절에서 퇴계는 마음에도 없는 벼슬을 하다가, 그것을 벗어던지고 봄날 고향으로 돌아가는 길이 마땅히 가볍고 기분이 상쾌하여야만 할 터인데도, 불행하게 된 형님을 혼자 두고 떠나서 발걸음이 무겁다는 기분을 담고 있음.｣(이장우⋅장세후, 퇴계시풀이＜제일권＞, 1996.2, 254쪽)
* 비탄만사(悲歎萬事): 온계공과 퇴계 주변에서 생겼던 불행한 일들. 온계공이 51세의 나이로 중국 황제의 생일 축하사절로 북경에 갔을 때 수행하였던 온계공의 아들 복(宓)의 죽음과 그 당시의 사화(士禍) 등 불안한 정국에 처했던 일들.
* 운암(雲巖): ＜원주＞ ｢형님 댁이 목멱산(木覓山) 기슭에 있는데, 조그마한 서재에 운암석실(雲巖石室)이라 현판을 달았다.｣(兄家在水覓山麓 扁小齋曰, 雲巖石室)
｢답청(踏靑)｣은 촉나라 사람들은 정월에 청춘 남녀가 모여 즐겁게 놀곤 했는데 이를 답청이라 했다. 여공범(廬公範)의 ≪궤식의(饋飾儀)≫에 삼월 삼일에 왕이 신을 신고 푸름을 밟았다.는 기록이 있다.
이 시는 형제간의 화목하고 간절히 그리워하는 정을 보인 것이다.
踏靑, 蜀人正月士女遊戱, 曰踏靑. 廬公範, 饋飾儀, 三月三日, 上踏靑鞋履. 此詩見兄弟唱和繾綣之情.
<雲陶正音註解>(국제퇴계학회 대구경북지부 연구총서23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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