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성자 : 박대현 
▒ 작성일 : 2006-02-24 오후 2:04:47
＜威化島＞
＜위화도에서＞
위화도는 검동도(黔同島) 밑에 있는 섬이다. 섬의 주위는 사십 리다. 위화도와 검동도 사이에 압록강 지류가 있어 두 섬 사이가 떨어져 있고, 굴포라 하기도 한다.
在黔同島下. 周四十里. 兩島之間, 有鴨江支流隔焉, 稱爲掘浦.
麗季狂謀敢逆天, 고려 말기 헛된 꾀가 하늘 뜻을 거역하랴,
飛龍景會尙田淵. 비룡이 기회 얻음은 숨은 덕 쌓음이네.
自從神勸回旌後, 신의 권고 따라서 깃발 돌린 뒤부터,
東海春融萬萬年. 우리 땅에는 봄빛 짙어 만 만 년을 누린다.
(주석)
* 여계광모(麗季狂謨): 고려 우왕의 요동정벌 기도를 말함.
* 비룡(飛龍): 비룡재천(飛龍在天)의 뜻. 즉, 성인이 임금 자리에 오르게 됨을 말함.
경회(景會): 큰 기회. 즉, 여기서는 이성계가 왕위에 오르게 될 기회를 말함.
전연(田淵): 용이 승천할 때까지 몸을 숨기고 있는 곳을 말함. 여기서는 이성계가 큰 뜻을 품고 덕을 쌓으며 잠복하고 있는 때를 말함. ≪주역⋅건괘(乾卦)≫의 효사(爻辭) ｢『九二』 용이 밭에 나타나니, 대인에게 이로움이 나타나리라(왕자의 덕을 쌓으며 때를 기다리는 것에 비유함). 『九四』 용이 뛰어 올랐다가 다시 못에 잠겨 힘을 기르니 허물이 없으리라(덕을 기르고 업을 성취함에 때 맞는 행동을 함으로 허물이 없음을 비유함). 『九五』 용이 하늘로 나니 대인에게 이로움이 나타나리라(성인이 나타나면 온 천하 사람들이 우러러 보며 서로 호응한다는 것에 비유함).｣(九二, 見龍在田, 利見大人. 九四, 或躍在淵, 無咎. 九五, 飛龍在天, 利見大人)
* 신권회정(神勸回旌): 위화도 회군이 나중에 이성계에게 조선 건국의 발단이 되었음을 마치 신의 계시가 있었던 것으로 비유해서 말한 것임.
고려 말 우왕(禑王) 때 최영(崔瑩)이 임금에게 요동을 정벌하자고 권했다. 왕은 후에 조선 태조가 될 이성계로써 우군도통사(右軍都統使)를 삼았다. 태조는 요동 침범은 불가하다고 간했으나 우왕은 듣지 않았다. 고려군이 압록강을 건너 위화도에 이르자 태조는 휘하 장교들에게 『만약 큰 나라를 치면 천자에게 죄를 짓는 것이니 나라와 백성들에게 즉시 화가 닥칠 것이다. 나는 왕에게 가서 진언하겠다.』하고 드디어 회군하고 말았다. 그때는 장마가 계속되었으나 물은 불지 않았다. 군사들이 막 강을 건너자 큰 물이 섬을 덮쳤다. 그래서 모두들 신기하게 여겼다.
이 시는 의리에 의해 회군한 것은, 하늘이 착한 일을 하도록 유도하여, 우리나라 모든 백성들이 지금까지 그 복을 받고 있다는 것을 말 하려고 한 것이다.
麗季辛禑時, 崔瑩勸禑攻遼東. 以太祖爲右軍都統使. 太祖諫不可犯, 禑不聽. 及渡江, 次威化島. 太祖諭諸將曰, 若犯上國, 獲罪天子, 宗社生民之禍立至. 吾將見王, 親陳. 遂回軍. 時霖潦水不漲. 師旣渡, 大水墊島. 人皆神之. 此詩言據義回軍, 乃天誘其衷, 而東方生靈至今受其賜也.
* 우왕 13년 명나라가 고려 사신의 입국을 거부함으로써 고려의 명나라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았던 차, 명나라로부터 돌아온 설장수(偰長壽)가 철령(鐵嶺) 이북의 땅을 명나라가 영토로 삼겠다는 뜻을 전하매, 조정에서는 강경론이 대두되어 우왕 14(1338)년 3월 8도에 소집령을 내려 드디어 거국적인 요동 정벌군을 일으키게 되었다.
<雲陶正音註解>(국제퇴계학회 대구경북지부 연구총서23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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