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王 維 (699-759) 字는 摩詰, 산서성 太原사람이다. 어릴 때부터 詩名을 날려, 12살에 진사에 급제하여 大樂丞이 되었으나, 이내 산동으로 좌천당했다. 얼마후에 벼슬을 버리고 서울 장안의 근교 輞川에 땅을 사 가지고 은사의 생애를 보냈다. 31살에 아내를 잃고나서는 독신행을 계속하다가, 나중에 불교에 귀의했다. 735년 37살  때 張九齡에 의해 右拾遺에 발탁, 차차 벼슬이 높아져서 752년에는 吏部郎中, 756년에는 給事中에 이르렀고, 시명도 더욱 높아졌다. 그러나 곧 안녹산의 난이 일어나, 그 해 6월 장안이 함락되고 그는 적에게 잡혔다. 난이 평정된 뒤에 복직되어 759년에는 尙書右丞이 되었으나, 그해 61살로 죽었다. 그는 李 白이나 杜 甫에 비하면 마음이 약하여, 현실의 汚濁에 초연할 수도 없고, 반항할 수도 없어, 청정한 자연과 西方往生의 사상에 도피하여 裵 迪·錢 起등과 사귀면서, 평범한 그러나 순수한 정신을 시와 그림에 담았다. 저서에 <輞川集> 20권, <王右丞集> 6권이 있다.

 ▶ 過香積寺 : 향적사를 지나며, 香積寺는 陝西省 長安縣 東南쪽 終南山 기슭에 있는 절, 이 시는 향적사의 仙境을 구경하고 못에 앉아서 좌선을 하니 世俗의 망상과 욕심이 씻겨졌다는 내용을 적은 것이다. 一說에 王昌齡 作이라 하기도 한다.

▶ 不知香積寺  : 향적사가 어디 있는지를 알지 못함.  ▶ 雲峯 : 산이 높아 구름이 깔린 산봉우리, 구름이 걸려 있는 깊은 산봉우리.  ▶ 古木無人徑 : 고목이 울창하여 향적사로 가는 길조차 없어짐.  ▶ 咽危石 : 咽(열)은 목메다, 흐느끼다,  危石은 우뚝 솟은 바위.  日色冷靑松  햇빛은 푸른 솔에 차갑기만 하다.  ▶ 薄暮 : 해가 질 무렵, 땅거미.  ▶ 空潭曲 : 空潭은 인기척 없는 못, 曲은 어저리, 구석. 이 연에 대해서 시인 자신이 앞으로 좌선할 것을 상상한다는 설과 시인 자신이 이미 절에 들어가서 좌선하고 있다는 설이 있다.  ▶ 安禪 : 몸과 마음이 고요하고 편안하여 조그만 잡념도 일어나지 않음.  ▶ 毒龍 : 妄念, 마음 속에 일어나는 망녕된 마음.

(해석)

향적사를 알지 못해

구름 낀 봉우리로 몇 리를 들어갔네

고목은 우거져 사람 다닐 길도 없네

깊은 산 어디선가 종소리 들린다

샘물 소리는 높은 바위 틈에 흐느끼고

햇빛은 푸른 솔에 차갑기만 하다

땅거미 지는 빈 못 가에서

좌선으로 독룡을 억누르네